Dopesick: Dlears, Doctors, and the Drug Company that Addicted America by Beth Macy (2018, 378pp.)

2018년 출간된 Dopesick (돕식) 비문학 영어 책으로 미국 버지니아 Roanoke에서 오랫동안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여러 다른 책도 낸 베스 메이시의 작품이다. 작가는 평화롭고 작은 마을에서 마약 오남용으로 인한 한 고등학생의 죽음을 취재하면서 삼십 년에 걸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약 중독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과정과 결과를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알기 쉽게 사건들로 연계하며 풀어내었다. 

2020년 훌루에서 같은 제목 Dopesick 돕식으로 시리즈로 드라마화되어서 드라마 원작 영어 책으로 더 유명해졌다.  

 

2010년대 초반 미국에서 수술받은 나는 투명한 오렌지 색 실린더 약 병을 두 개를 손에 들고 퇴원하였다. 

퇴원 당시 그 두 개 약병을 들고 바라보는 나를 보고, 간호사는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다.

하나는 보통 고통을 느낄 때, 4시간마다 먹는 타이레놀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말 고통을 느낄 때, 6시간마다 먹는 진통제라고, 

병원에서 진통제를 두 개씩이나 처방해주는 건 처음이라 의아해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두 개의 진통제를 주던가? 의문이 생겼다. 고통이 그렇게 심하지 않아서 참을만했지만, 혹시나 집에 가서 많이 아플 수도 있으니 일단을 두 병을 다 받아 들고 퇴원을 하였다.  

첫째 날은 타이레놀로 어느 정도 고통을 잡을 수 있어서  참았는데, 둘째 날 무리하게 움직였는지 셋째 날 수술 부위가 아파와서 6시간 동안 먹는 진통제를 먹었다. 먹고 나서 정말 거짓말 같이 고통이 없어졌는데, 이상해진 건 고통만 없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수술을 삼 일 전에 했다는 것을 까먹을 정도로 기분이 업 되었다. 너무 마법 같은 느낌이라 뭔가 불안한 마음에 그 진통제를 그만 먹기로 했었다.

그 몇 년 후, 알고 보니 지금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된 마약성 진통제를 내가 처방받은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받은 수술은 특별한 수술도 아니었고, 매년 많은 사람들이 받는 수술이었으며, 수술 직후 고통은 있었지만, 시간에 따라 상처가 아물면서 고통은 점점 사그라드는 수술이었다.

 

나는 왜 마약 중독성이 있는 진통제를 30일이나 처방을 받았을까? 

 

베스 메이시는 이런 미국 진통제 오남용으로 시작된 미국 마약 중독에 대한 현상을 딜러, 의사, 제약회사, 그리고 마약과 싸우는 경찰 공권력까지 모든 방면으로 다각적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면서 해결을 방도를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1995년 FDA는 제약회사 Prudue Pharma가  제조한 진통제 Oxycontin 옥시코틴 처방전으로 쓸 수 있도록 승인해준다. 

Prudue Pharma의 실질적인 소유인 Sackler 가족들 중 광고와 비즈니스에 천재적인 Richard Sackler의 지휘 아래, 1996년 Oxycontin인 시장에 풀리게 된다.

그때까지 마약성 진통제라고 하면 사회적 부정적인 이미지 가지고 있던 미국 환자들과 암 말기 환자에게만 주던 진통제라는 통념을 가지고 있었던 의사들에게 Prudeue Pharma는 자신들의 마약성 진통제가 여태까지의 다른 마약성 진통제와 다르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자신들의 약은 특수한 설계를 통해 제조했기 때문에, 마약 성분이 한꺼번에 방출하지 않고 12시간 조금씩 지속적으로 방출되어 단지 1%의 자신들 진통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이 마약중독으로 빠지며, 획기적인 고통 조절제로서 약에 대한 안정성과 고통 조절의 보장성을 어필했다. 동시에 고통은 The Fifth Vital Sign이라고 캠페인을 하면서 고통을 단순히 참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치료를 해야 한다면서 자신들의 약을 광고하기 시작한다. 

또한, Prudue Pharma는 의사와 세일즈맨들에게 로비와 판매 보상 주면서 더 많은 판매를 하게끔 했는데, 이는 엄청난 판매실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리 하여  몇 년 후 작은 제약회사였던 Prudue Pharma 오너 가인 Sackler는 미국 신흥 부자로 포보스 잡지에 올라가게 되었다. 많은 자선 사업, 박물관 기부, 리서치 기금 보조 등등 미국 엘리트 사회 각층에서 그들의  Sackler 이름을 뚜렷하게 각인시키기 시작했다. 

 

특히나 옥시코틴 약 홍보를 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웨스트 버지니아, 버지니아, 메인 등 신체적인 노동의 강도가 많은 지역(광산업, 어업, 벌목 등등), 또는 이미 많은 진통제를 처방받은 지역을(주로 러스트 벨트 지역) 타깃으로, 세일즈맨을 보내 옥시코틴의 효능과 효과를 알렸으며, FDA 승인 허가와 그들의 말을 믿었던 의사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광산 지역을 시작되었던 마약성 진통제 처방은 서서히 평범한 주택가까지 스며들어 미 전 지역으로 확장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던 1%의 확률로 마약 중독에 빠진다는 마약성 진통제 리서치를 근거가 없는 리서치였고, 결과적으로는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은 사람 중 50% 이상 마약 중독으로 빠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중에 발표되었으며, 약물 오남용을 하려는 사람들이 할 수 없게 12시간 서서히 진통효과가 있는 마약성 물질을 내보낸다는 말은 거짓인 걸로 밝혀졌다. 결국 옥시코틴은 약사가 처방한 파티 약으로 고등학교, 대학교 등에 통용되기도 했다.

2007년 Prudue Pharma의 오너인 Richard Pharma는 약의 효능에 대한 거짓과 잘못된 기입으로 인해 의사들에게 혼란을 초과해 환자들에게 경고 없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게 한 죄로 기소가 되고 유죄의 판결을 받게 된다. 

그리고  한 마을의 인구수보다 더 많은 마약성 진통제가 팔린 기이한 처방률에도 불구하고 판매한 사실이 보고 되면서 회사가 돈에 미쳐서 사람들의 생명을 묵과하고, 마약 중독이라는 위험을 알고 있음에도 계속 판매를 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마약 중독에 빠져, 집을 잃고, 범죄를 저지르며, 결국 마약 과다 복용으로 죽어 사회적인 여파가 큰 만큼 현재까지 여러 주들과 많은 법정 투쟁이 진행 중이다.  

 

헤로인과의 전쟁이 대도시 유색인종들 문제라고 생각한 미국인들이었지만, 평범한 주부가 마약에 취해 교통사고를 내고, 고등학교 학생들이 마약 남용으로 죽는 등, 조용한 작은 마을들의 커뮤니티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그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하게 미국 전역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또한 자신이 처방한 옥시코틴으로 인해 마약 중독으로 빠진 사람들이 많아진 걸 보기 시작한 의사들, 마약 과다 복용으로 죽은 자식들을 잃은 부모, 특히 엄마들이 주축이 되어 이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캠페인을 했으나, 경찰이나 정부는 이런 문제들을 마약 복용을 한 사람들의 문제와 그 마약을 파는 딜러들의 문제로 보고 예전 같은 '마약과의 전쟁', 즉 딜러를 벌하고, 마약을 소지한 마약 중독자를 벌하는 것에만 초점을 둔다. 하지만 딜러 한 명을 잡으면 다른 딜러 10명이 대체되는 마약 시장에서 이런 정책은 소용이 없었다.  

2007년 법원 판결과 함께, 옥시코틴에 대한 대중적 경각심과 후에 Prudue Pharma는 옥시코틴을 다시 제조하며 마약성분이 한꺼번에 방출되지 않게 되고, 옥시코틴에 대한 처방전 제재가 들어가면서, 옥시코틴은 블랙마켓에서 구하기 힘들게 되고, 또는 사라지게 되면서 싼 헤로인 그리고 펜타닐이 그 자리를 잡게 되었다. 펜타닐은 적은 소량으로도 마약 과다의 사망으로 갈 수가 있는데도, 헤로인보다 더 싸고, 효과가 강한 이유로 마약 중독에 빠진 사람들이 복용하면서 마약 과다 사망자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중이다. 

 

결국 내가 받았던 마약성 진통제는 FDA 무책임한 승인 허가, Prudue Pharma의 공격적인 로비활동과 광고, 캠페인에 설득당한 의사, 그리고 고통은 치료되어야 한다는 그 당시 사회적 트렌드로 인해 간단한 수술임에도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았던 것이다. 어떠한 경고도 없이 말이다. 

 

만약 그 약을 다 먹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작가 베스 메이시는 이 책의 제목 Dopesick으로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이 단순히 우리가 생각하는 쾌락과 흥분을 위해 마약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번 옥시코틴으로 인해 마약 중독이 자신도 모르게 생겼다면, 마약 성분이 담긴 약을 먹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후유증이 (오한, 환각, 구토, 떨림 증상 등등)  찾아온다고 한다. 이런 후유증을 미국에서는 슬랭으로 Dopesick이라고 말한다. 

대부분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이 이 증상을 겪지 않기 위해 마약을 한다고 그녀는 적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중독자들이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삶을 다시 살고 싶어 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한번 마약이나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되면 이 후유증을 겪지 않기 위해 다른 약을 써서 증상을 완화시켜야 하는데, 증상 완화를 위한 약은 보험이 적용이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약물 중독 재활 입주 센터에서는 다른 약물 복용이 금지되어 있는 센터가 많아서, 이런 증상 완화 약을 제공하는 회복센터가 찾아 자기가 살고 있는 주를 떠나 다른 주에 가야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병상이 나오기까지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하는 것도 빈번한데, 기다리다가 중독현상을 참지 못하고 마약 중독자들이 약에 손에 대개 된다. 결국 이런 마약중독-재활 프로그램-마약중독-재활 프로그램의 끝나지 않는 악순환은 그들의 죽음으로 끝이 나게 된다. 더구나 약물 중독에 회복되기까지 평균 8년에 걸린 회복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는 상황에서 재정적으로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으며,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은 소수다. 

 

제약회사와 의사 그리고 딜러들의 욕심에 의해 마약 중독으로 내몰아진 평범한 미국 시민들, 그리고 그 마약 중독으로 인한 비극은 아직도 미국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1999년부터 2021년까지 대략 100,000의 사람들이 약물로 인해 사망했으며, 마약 중독 엄마에게서 태어난 신생아 약물 금단 증후군 아이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있고, 또한 마약 중독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많은 아이들이 트라우마와 상실감을 가지고 조부모, 또는 위탁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이 모든 암울한 현상이 전부 마약성 진통제 Oxycontin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1990년대 후반 한 제약회사의 거짓말과 사람들의 부에 대한 욕망 또 다른 미국의 비극을 낳은 시초라고 하겠다. 

 

저널리스트로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그리고 2010년대를 이 미국 평범한 시민들을 중독시킨 사건들을 취재하며 많은 사람을 만난 베스 메이시는 아직도 그때 취재를 했던 사람들과 연락을 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특히나 저널리스트로 취재를 한 사람과 개인적으로 엮이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도움을 주었던 마약 중독자였던 Tess는 이야기가 책 마지막 챕터다. Tess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결국 재활센터를 왔다 갔다 했지만, 결국 약물 딜러가 되어 마약을 계속했었고, 그 와중엔 임신을 하게 되어 아이를 출산한다. 하지만 약물 중독은 심해져 결국엔 라스베이거스에서 몸을 파는 창녀가 되었고, 라스베이거스 한 아파트 쓰레기 장에서 29살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 한다. 이런 Tess의 삶을 보여주며, 작가는 호기심에 고등학교 때 Oxycontin을 먹는 소녀의 삶을 통해 마약 중독자들이 의지가 없고, 게으르고, 쾌락만 쫓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약 중독이 개인의 문제이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우리 모두가 참여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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