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이 많아진 지금, 많은 사람들, 특히 성인 영어 학습자들 사이에는 '나이 들어서 영어 공부하면 원어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많을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어린 영어 학습자와 성인 영어 학습자의 학습 결과를 비교하는 것부터 공정하지 않고, 개개인에 따라 영어 공부 학습에 대한 결과가 굉장히 틀릴 수 있어 영어를 배우는 나이는 많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원어민 같은 영어의 정의를 어디에다 두어야 하는지 좀 더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발음적인 면인지, 아니면 전체적인 사고력을 기반한 언어의 기능을 말하는 건지 말이다.
힘을 들이지 않고 말하는 법을 원어민 같은 영어라고 생각한다면, 또한 원어민 같은 발음에 많은 강조를 두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미국은 생각보다 문맹률이 높은 국가라고 말이다.
미국 문맹률은 21% (2020년)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성인 연령 과반수 이상이 (55%) 6학년보다 못한 문해력을 가진 것으로 발표되었는데, 이런 문맹률이 개개인의 경제적 활동과 나아가 국가의 경제에 발목을 잡는 걸로 나왔다.
그래서 나는 발음만 좋은 것이 과연 제2 외국어 언어를 마스터한 것으로 볼 것인지, 전체적인 사고력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에 기반한 언어의 활동(조리 있게 말하기, 쓰기)을 생각할 것인지, 다시 한번 개인이 생각하는 제2외국어의 목표와 정의를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참고로 TED에서 강연하는 사람처럼 조리 있게 말하는 것, 쓰는 것은 미국인들도 훈련해야 한다.
이야기가 뒷길로 새긴 했지만, 제2외국어를 언어학에서 나이 많은 학습자가 나이 어린 학습자에 비해 원어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유들을 간단히 적어보면,
1. 나이가 들어감에 떨어지는 뇌 가소성과 뇌세포의 감소세.
포스팅에도 올렸지만 25살 이후 새로운 뇌 회로를 자연스럽게 만들기가 힘들다는 점. (불가능하다고는 하지 않았음)
2. 촘스키의 언어 습득 장치 Lagnauge Acquisition Device (LAD) 나이: 10살 이후 언어 습득 효과가 떨어짐
학자에 따라 4살을 제2외국어 습득 (네이티브와 동급)에 효과적인 나이로 보는 사람도 있고, 청소년 시기까지 확장해서 보는 사람도 있음.
3. 사회적 불안, 소위 말하는 영어 울렁증
4. 모국어의 간섭, 방해 L1 Interference
5. 다양한 인풋과 경험(환경적인 요소 포함)
라고 하지만, 이 이유들 속에서 나는 어느 정도 긍정하는 부분도 있고, 그 타당성에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왜 부정적으로 생각하냐면, 한 개인의 언어 발달을 이 이유들로 설명하기에는 생각보다 복잡하고(각 개인이 가진 환경 고려가 안 되어있음), 또한 신체적인 부분(귀, 입, 눈)과 뇌 속에서 일어나는 사고적 발달 부분, 이 두 부분으로 좀 더 세심하게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단순히 이런 요소들로 각 개인의 제2외국어 언어 습득을 나이가 많아서 안된다고 단정 짓는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장애 요소를 뚫고 성공하는 사례들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이가 제2외국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요소는
1. 학습시간 확보의 차이
대학교를 졸업한 직장인 25살 성인이 제2 외국어를 배울 경우,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 비해 얼마나 많은 영어 학습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가 제2외국어의 습득 성공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 다 때가 있다."는 말이 맞다.
나는 우스개 소리로 나도 엄마가 공부하면 공부한다고 과일 깎아주고, 영어 책 읽으면 잘 읽었다고 칭찬해주고, 디즈니 영화 틀어주고, 원어민 과외에, 선생님 피드백까지 걱정 없이 한 2-4년 받았으면 원어민 되겠네라고 농담한다.
직장을 가진 성인이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은 당연히 공부에 열중할 수 있는 어린 학생들에 비하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학습시간 확보의 차이, 시간적인 제약이 성인으로 영어 공부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2. 일상생활에서 오는 여러 의무들
어린 학생들은 오로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있지만, 성인은 하루를 살면서 채워야 하는 여러 의무들이 있다.
직장이 있다면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해야 하고, 부모가 되었다면 어린 자녀들을 보살펴야 한다. 그리고 부모님의 품을 떠나 독립을 했다면 사소하게 해야 하는 일들도 많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면 저녁밥을 걱정하고, 저녁밥을 먹으면서 내일 저녁밥 메뉴를 걱정한다던가,
매달 전기세, 가스 고지서가 제때 왔는지 확인하고 돈을 내야 하고, 여러가지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일도 참석해야 하고, 장을 보고 냉장고 정리하는 것 등등, 굉장히 사소한 것들이지만 늘 무의식에서 자리 잡고 있는 것들이다.
은근 이런 사소한 들이 우리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데,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일수록 돈에 대한 무의식적인 걱정이 집중 능력이 떨어져,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힘들고, 아이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런 여러 의무들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들어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의지와 동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3. 영어 울렁증 (사회불안)
영어를 배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연습이다. 연습과 피드백 그리고 고침인데, 이런 것이 실수가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다. 하지만 성인이 영어를 배우면 가장 두려움에 떠는 것이 실패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 발음에 대한 걱정이다.
영어 발음이 사회적 경제 계층과 지적 능력, 그리고 도덕적인 요소 (얼마나 부지런하게 영어 공부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척도)로도 쓰이기 때문에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앞서 말한 발음이 좋으면 네이티브 같은 영어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서, 외국인과 말하기 연습을 자신의 발음과 문법이 완벽할 때 한다고 생각한다거나, 완벽한 영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동적인 학습 (읽기, 듣기)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자신이 원하는 외국인들과의 대화 연습을 나중에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인풋 한 것을 아웃풋 경험과 연습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다 같이 해야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어린아이들은 이런 점에서는 훨씬 자유로운데, 틀려도 계속된 연습과 피드백으로 더 원어민스러운 언어 습득 효과를 내게 된다. 이런 실패에 대한 자유로움이 언어 학습에 더 도움이 된다.
완벽함은 많은 연습과 실패에서 온다는 점을 잊어버리지 말자.
4. 모국어의 간섭 (L1 Interference/ Transfer)
다른 언어를 배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모든 사람들이 한번씩 경험하는 현상인데, 영어를 한국어 문법으로 말하고 있다던가, 아니면 영어를 모국어, 한국어로 받아들이는 간섭 현상을 말한다.
모국어의 간섭 언어의 많은 분야에서 이루어지는데, 듣기, 발음, 특히 문법적인 면에서 더 강하게 나온다.
예를 들면 한국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에 하나인 관사의 유무인데, 한국어 자체가 관사 개념이 없기 때문에 관사가 아예 없거나 아니면 불필요하는 부분에 과하게 관사를 써버린다거나 하는 실수를 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보일 경우 이런 간섭현상이 영어 공부를 배우는데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이런 4가지 요소가 성인이 나이 들어 영어 공부하는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있는 영어 학습자가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영어 공부를 한다면 사실 신체적인 방해 요소가 있어도 -새로운 뇌 회로를 만드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과 영어 듣기와 발음을 위해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한 것-언어 습득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어 공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사실 나이라기보다는 자신이 나이가 많아서 영어 습득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고정된 마음 가짐이라고 하겠다. 고정 마인드셋 A Fixed Mindset은 - "나는 안 될 거라는" 마음 가짐-개인의 학습능력에 엄청난 부정적인 영향을 나타내는 것을 보였다.
그래서 나는 나를 <나이>라는 한계에 놓지 않을 려고 노력한다.
영어 공부를 할 때면 내가 열거한 방해 요소를 인지하고, 내가 가진 것에서 최선을 다하고, 영어 공부할 때만큼은 저녁 걱정은 들하고, 집중해서 그 시간에 공부할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어 공부 6년차인데, 만약 내가 어렸을 때 6년을 영어 공부했다면, <나를 찾아줘> 책을 읽으면서, 미국의 2008년 경제 공황과 시골 마을과 대 도시의 사이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서 하는 영어 공부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나이가 많아서 영어 공부 쓸데가 없다거나,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는 당신, 지금이 당신이 영어 공부를 하는 시기가 제일 좋은 시기이다. 할 수 있다는 성장 마인드셋 A Growth Mindset을 가지고 영어 공부를 하다 보면, 자신의 영어 목표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서적: Ericsson, A., & Pool, R.(2016). Peak: Secrets from the new science of expertise. Houghton Mifflin Harcourt.
Moyer, A.(2013) Foreign Accent: The phenomenon of non-native speech. Cambridge University Press.
Roberts, R., & Kreuz, R. (2015). Becoming Fluent: How cognitivie science can help adults learn a foreign language. Bos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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