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Scarf Girl: A Memoir of The Cultural Revolution (1997, 285pp.) 

Lexile 지수: 780L

권장 학년: 중학생부터 

 

상하이에서 태어난 작가 지앙 지리는 1984년 미국으로 이주하게 된다. 서른 살이었던 적지 않은 나이에 영어도 할 줄 몰랐던 그녀가 미국으로 이주하게 된 것은 알게 모르게 자신의 마음속에 갈망하던 자유였고, 그런 자유를 찾아 떠났던 미국에서 첫 해를 미국 현지 가정에서 지내게 된다. 잘할 줄 모르는 영어로 간신히 자신이 있었던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지내던 미국 가정에 하게 되었고, 그녀의 이야기에 놀라고, 많은 감동을 받았던 가정은 그녀에게 한 권의 책을 건넨다. 그것은 안네 프랑크의 일기였다. 그 안에는 언젠가 지앙 지리의 일기를 읽게 되길 빈다는 글 귀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후 13년 후, 1997년 그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Red Scarf Girl이 출판된다. 한국어로는 '붉은 스카프'로 번역된 책이기도 한데, 이 책은 미국 중학교 영어 수업, 사회 수업 또는 역사 수업으로 많이 쓰이는 책이기도 하다. 이유는 작가가 30살 이후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음에도 깔끔한 문장과 정확한 문법과 더불어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감과 동시에 긴장감 있는 중국의 문화 대혁명을 잘 설명하고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공산주의 국가에 대한 수업을 할 때나, 환경에서 오는 고난을 개인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고자 할 때, 이만한 책이 없기 때문이다. 285페이지라고 하나, 한 페이지당 글의 양이 적어서 굉장히 쉽게 넘어가는 책이다. 

 

자서전이긴 하지만, 안네 프랑크의 일기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인지 몰라도, 작가가 12살 된 그 해부터 14살까지, 가족들에게 벌어졌던 이야기를 어린 소녀의 눈으로 서술하고 있다.

1966년 문화 대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할 때 쯔음, 지앙 지리는 행복한 날들을 살고 있었다. 학교 모범생이었던 그녀는, 선생님에게는 이쁨을 받고, 또래 학생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지앙 지리는 좋은 중학교에 가는 걸 목표로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가족은 할머니와 연극배우인 아빠, 상점에서 일하는 엄마 그리고 남동생과 여동생이었는데, 여기에 갈 곳이 없는 입주 가정부 Song Po-po까지 같이 살고 있었다.

중국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하고 나서 태어난 지앙 지리에게 또 다른 꿈이 있다면 마오쩌둥을 눈으로 보는 것이었다. 그녀는 훌륭한 공산 당원이 되길 꿈꾸었고, 자본주의는 악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문화 대혁명이 심화되고, 그녀의 할아버지가 대주지- 자본주의의 악을 보여주는- 즉 회색분자 판명되면서 가족들은 그로 인해 고초를 겪게 된다. 

 

얼굴도 보지 못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지주 계급이란 것이 발각되면서, 지앙 지리는 학교와 집 주변에서 왕따와 멸시를 받게 되고, 집은 당원들에게 가택 수색을 받으면서 풍지 박산이 되고, 연극배우였던  아버지는 우파 반동분자라며 잡혀 들어가게 된다. 

 

그 와중에 그녀는 그녀가 믿었던 공산주의와 개인의 기본 가치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하며, 고통스럽게 나날들을 보낸다. 

특히나 가족을 배신하면, 잡혀간 아버지를 공개 비판하면, 자신을 홍위병이라는 공산당 조직에 넣어주겠다는 말을 들으면서 지앙 지리는 자신의 미래를 족쇄처럼 얽어매던 지앙이라는 성을 지우러 오피스에 갔던 일을 떠올린다. 

가족의 연을 끊으면, 자기가 원했던 공산당에서 성공하는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이 지주 계급에 태어났는지 원망스러워하던 그녀에겐 새로 태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그녀의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어린 동생들까지 생각하면 아버지를 배신하는 것은 그녀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더구나 아버지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성공을 위해 거짓 비판을 할 수 없었던 지앙 지리는 그 기회를 거절한다. 

 

구악이라며, 가장 인간의 기본이 되는 가족 간, 또는 사람 간의 믿음과 인도적 도움까지 지탄받는 사회혁명은 그녀에게는 그녀가 믿고 있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 고통받았던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는 사회를 만든 공산주의에 대한 믿음을 흔들리게 한다. 

 

아버지가 풀려나기까지 그녀에게 있었던 몇 년 간의 이야기는 마치 안네 프랑크처럼, 험난한 정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 소녀의 사춘기를 잘 그려내고 있지 않다 싶다. 아마도 미국 학생들에게는 그녀의 이야기가 지어낸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인간이 지켜야 하는 기본 이념이 사회주의에 지탄받고, 고초를 겪는 것을 느끼면서 그리고 그런 고난을 을 뛰어넘는 그녀의 이야기가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중국의 문화 대혁명이 개인과 커뮤니티에 어떻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버지가 석방되고 나서도 사회적 차별을 받았던 Ji-Li Jiang은 배우가 되고 싶었으나 할 수 없었고, 중국 정부가 해외 이주를 용납하면서 꿈을 위해 단신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된다. 그 후, 하와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호텔 체인 분석가로 일하고, 보험회사에서 일을 하지만, East West Exchange라는 문화 교류 회사를 차려, 중국과 미국 문화 가교를 돕고 있다고 한다. 

 

Red Scarf Girl은 쓰여 있는 문장 자체가 완전 문법책에 나오는 문장처럼 정확하게 쓰여있어서 교과서를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문장이 굉장히 유려했다. 작가가 뒤늦게 30살에 영어를 배웠다는 것을 알았을 때, 놀랄 정도로 였다. 이 책은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소설처럼 서서히 긴장감과 고조가 형성되는 구성으로 되어있으며, 쉽게 읽히면서도 작가의 경험이 깊게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중학생이나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영어 원서책이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