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책을 원서로 읽는다는 것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을 거라 생각이 든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고, 과연 나의 영어가 전공 원서를 읽을 만한지도 두려웠지만, 제일 큰 두려움은 학점이 걸려있다 보니 과연 영어로 된 정보를 얼마나 이해하고 시험을 잘 볼 수 있는지 두려웠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한국 유학생들 공부 잘한다. 단지 그 두려움을 뛰어넘는 시간이 긴 것뿐이다.
그리고 전공 공부에 익숙해지면, 영어는 부차적인 문제 일뿐, 나중엔 공부하기 위해 하는 시간 분배가 더 중요해진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공부하면서 느꼈던 전공 원서 읽는 법과 공부했던 법을 몇 가지 적어볼까 한다.
1. 전공 원서를 처음 읽는 다면 책 뒤에 있는 Glossary 용어 사전을 이용하자
만약 전공 원서를 시작하고 싶다면 전공 원서 책도 1학년 수업에 들어가는 전공 책을 권하고 싶은데, 이유는 1학년 책이 전공 기초 책이라 전공 용어가 꼼꼼하게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전공 용어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전공 원서 책에 glossary 용어 사전 부분이 책 뒤에 알파벳 순서로 있다. 전공 용어 단어들은 보통 영어 사전을 찾으면 나오지 않는, 또는 전공 용어와 살짝 다르게 설명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정확한 뜻을 찾기가 힘들다. 그래서 glossary가 굉장히 유용하고 중요하다. 1학년 기초 책에선 웬만한 전공 용어들이 다 기재되어 있으므로, 외우고 확실하게 이해하는 게 좋다. 앞으로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전공 용어들은 책 속에서 하이라이트나 글씨체가 두껍게 되어서 눈에 띄기 쉬운데, 이런 경우 대부분 책 뒤 용어 사전 또는 책 옆 빈 공간에 설명이 나와 있기 때문에, 정확한 뜻을 모른다면 한 번씩 다시 읽고 넘어가면 이해가 빨라진다.
2. 영어보다 이해에 중점을 두자.
전공책 원서를 읽기 위해서 영어 공부를 따로 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수능을 본 사람이라면 웬만한 영어 문장-비문학 기사 정도는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공 원서는 영어보다는 이해가 더 중요하다. 영어로 된 정보를 내가 얼마나 이해하고 소화시키는 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물론 영어를 못하면 정보 자체를 이해를 못하겠지만, 영어로 문장을 해석해도 그 문장 속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면 학습의 목적을 얻지 못한다. 결국 다른 네이티브에 비하면 시간이 걸려 전공 원서를 읽었어도, 정보 습득과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면, 네이티브 학생들 만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전공 원서라고 공부하는 방법이 다른 것은 절대 아니다.
처음 전공 원서를 읽을 때는, 제목과 그 뒤에 나오는 키 포인트를 읽어두고, 특히 키 포인트 물음에 답하는 형태로 읽으면서 노트 정리를 해가면 된다. 그리고 그 노트 정리를 안 보고 내 언어로 키 포인트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노트 정리할 때는, 문단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주제문 Topic Sentence (대개 첫 번째나 두 번째 문장에 있다)를 찾고, 하이라이트가 있는 전문 용어를 중점 있게 보며, 그래프나 그림이 나오면 좀 더 주의 깊게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마지막 챕터 리뷰로 빠진 게 있는지 확인한 다음 마무리하면 된다.
가끔 챕터 리뷰에 가볍게 풀 수 있는 문제나 퀴즈가 나오기도 하는 데, 꼭 풀고 넘어가는 걸 권장한다. 시험이 대부분 그런 형태로 나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3. 전공 단어, 문장 노트를 만들자
앞에서도 말했듯이, 전공 원서에서 쓰이는 단어나 용어들이 평상시 쓰이는 영어와 살짝 다르게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다른 영어 단어 노트와 겹치지 않게, 따로 전공 원서 단어 문장 노트를 만들어 놓는 게 가장 좋다.
특히나 단어만 쓰는 게 아니라, 그 전공 용어들이 문장 안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정리해야 한다.
전공 용어를 쓰면서 쓰이는 특유의 표현법이 있는데, 전공 용어를 쓸 때 어떤 동사, 전치사, 형용사, 부사로 표현을 했는지 자세히 봐야 한다. 그리고 관사 확인도 꼭 하자. 가끔 불가산 명사인데 쓰이는 용도나 뉘앙스에 따라 복수가 되기도 하니 확인 또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해 두어야 나중에 리포트 쓸 때 편해진다.
4. 전공 원서 말고 다른 매체를 통해 친해지기
전공 원서 공부한 것을 영어로 쓸 일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단순히 전공 원서를 읽는 게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영어에 좀 더 익숙해지고, 노출되는 게 중요하다.
특히나 전공 원서의 경우는 소리 매체가 없어서 (영어를 쓰는 국가에서 공부하지 않을 경우), 전공 원서를 열심히 읽어도 그것을 귀로 이해하거나, 영어로 말하기가 힘든데, 그럴 경우를 대비해서 소리 매체에 적극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권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유튜브로 이해하기 힘든 전공 용어를 이해한다던가, 아니면 팟 캐스트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든다.
특히나 팟 캐스트도 가볍게 듣는 것부터 시작해서 리서치 페이퍼 리뷰와 작가 인터뷰까지 다양하게 들을 수 있으니 이 만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귀가 익숙해지면, 가끔 전공 관련 잡지를 읽으면서 새로운 정보도 얻으며 내가 배웠던 것을 비교하는, 점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학생 중에 한국어로 번역해서 원서를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특히 유학생이라면 빠듯하게 수업 듣는 중에 한국어로 번역할 시간이 있지가 않다. 물론 나도 정말 이해가 안 가는 전공 용어는 가끔 한국어로 보면 이해가 가서 찾아보기도 했는데, 전공 원서를 보면서는 그냥 그 단어를 영어로 흡수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그래야 리포트 쓸 때나, 시험을 볼 때 영어로 바로바로 나오기 때문이다. 45문제에 50분에서 40분을 주는데,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풀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간단하게 한 문단 정도 써야 하는 작문 시험까지 나오면 더 시간이 촉박하다.
전공 원서 책을 번역 안 하고 이걸 어떻게 읽고, 공부하지?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하다 보면 또 익숙해진다는 것.
오히려 '이걸 어떻게 하냐'라는 걱정을 넘는 게 제일 힘들다. 자신을 믿고 시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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