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그래드웰의 아웃 라이어, 안데르스 에릭슨의 1만 시간의 재발견 (Peak)

1만 시간의 법칙은 말콤 그래드웰의 책 성공하는 자들의 비결, 아웃 라이어에서 재 각광을 받게 되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논리는 아웃 라이어 책의 인기와 함께 대중들에게 각인되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책에서 1만 시간은 성공하는 자들의 비결 중 하나 였을 뿐이었다. 말콤 그래드웰은 엄청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환경과 기가막힌 역사적 타이밍, 그들의 재능, 그리고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과감한 시간 투자를 했기 때문에 가능 하다고 주장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논제에서 살짝 벗어난 '1만 시간'이 왜 더 큰 대중들의 지지를 받았을까. 실제로 1만 시간 법칙을 연구 했던 안데르스 에릭슨은 그의 책 (1만 시간의 재 발견) 에서 그 인기를 이야기 했었다. 

일단, 숫자 자체가 쉽게 기억되고, 원인과 결과가 확실해서 때문에 대중들이 쉽게 믿어 버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연 영어 공부를 1만 시간 하면 네이티브 처럼 할 수 있을까? 영어 공부에도 1만 시간의 법칙이 필요할까? 

 

1.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만 시간의 법칙은 무의미하다. 

 어느 정도 전문적인 기술을 얻기 위해 시간이 들어가는 것은 확실하지만, 안데르스 에릭슨은 전문가가 되기 위한 매직 시간은 없다고 주장했다. 특정 기술에 따라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덜 걸릴수도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그가 했던 바이올린 학생들 대상으로 한 리서치 페이퍼(1993)에서는 기존 바이올린 학생들이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선 1 만 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거라고 추측했었다. 

개인적으로는 본인의 성향과 재능에 따라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투자 시간이 달라질 거라고도 생각한다.

 

2. 영어 목표에 따라 공부 시간이 달라진다. 

영어 사교육 시장을 보면, 하루 30분하면 영어가 된다, 아니면 하루 3시간 10년을 하면 만 시간의 법칙을 채워서 영어를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각 개인이 세운 영어 목표에 따라 공부 시간이 달라지는 변동성을 간과한 주장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여행을 위한 영어 실력을 목표로 삼았다면 만 시간은 필요없다고 본다. 아마 2000시간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로, 양킹님의 유튜브를 보면 알 수 있다. 일년 후에 외국인과 이야기하는 그의 변화에서 만 시간이 아닌 1000시간 내외로도 어느정도 실력이 늘었음을 알 수 있다.  

대학교 수업을 위한 영어 실력을 목표로 삼았다면, 미국 대학에서 하는 ESL과정을 감안해서, 하루에 6-8시간 투자하면 2-3년 사이에  미국 대학교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언어 습득을 이루게 된다. 물론 만 시간의 법칙에서 말하는 하루 10시간 3년을 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시간 패턴 주장과 비슷하지만, 2-3년 ESL 수업을 받은 학생들이 과연 그 후에 더 이상 영어 공부가 필요없다고 생각할까? 거의 만 시간에 가까운 시간 투자를 했지만 아마도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고 있을 것이다. 

 

참고로 어떤 리서치 조사에서 네이티브 스피커도 한가지 언어를 완벽하게 정복하기 위해선 30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아마도 인간이 갖는 높은 언어 습득 면의 기능을 고려해서 나온 결과가 아닐까 싶다.

한 언어로 심층적인 질문을 던지고, 조사하고, 결론을 내는 과정을 완벽하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30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30년은 좀 무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한 언어를 마스터했다고 생각하는 단계는 그 언어로 학습을 받고(듣기), 조사하고(읽기), 자기 주장을 일목정연하게 정리해서 논술을 펼칠 수 있는 (말하기, 쓰기) 단계라고 생각하는데, 고등학생에서 대학생 정도의 연령층이 한 단어를 마스터한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걸린 시간은 대략 18-23년 정도 될 수 있겠다. 

 

언어 습득이 30년이 걸린다는 주장에 맞서 조지타운 대학교, Elissa Newport 교수는 뇌가 언어를 습득하는 시간은 대략 5년 정도 걸린다고 주장했다. 30년은 뇌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봤을 때, 어이가 없는 기간이라고 말했다. 뇌 과학으로 봤을 때는 5년 정도의 시간이 되면 당연히 자연적으로 문장의 구조를 이해하고, 말 할수 있는 습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읽고, 쓰는 과정은 더 많은 시간은 요구한다. 그녀의 주장대로라면 0살부터 언어를 배운 5살짜리 아이가 과연 높은 독해를 요구하는 기사를 읽고, 자신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쓰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5살 짜리 아이가 5년을 다시 공부했을 때, 대학생에 맞는 높은 레벨의 언어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30년을 주장한 조사 방법-인터넷을 통한 테스트-이 굉장히 미심적지만, 언어학에서도 한 언어를 마스터 하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니 각 개인이 세우는 영어 목표에 따라 투자 시간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3. 만 시간이 다 같은 만 시간이 아니다. 

미국에 살다보니 몇 십년 이민 생활을 하신 분들을 많이 만나 보게 된다. 기본적으로 20-30년 이상 계신 분들이었고, 어떤 분들은 자신의 비지니스를 가지셔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세탁소, 세탁방 그리고 편의점을 운영하셨는데, 영어에 노출 된 시간은 대략 만 시간에 정도 될수 있었다. 하지만 그 분들의 영어 레벨은 과연 만 시간의 법칙과 맞아 떨어질까? 아니다. 영어에 노출 되었지만, 쓰는 영어의 환경이 반복, 제한적이이었기 때문에 만 시간을 채웠을 지언정, 우리가 말하는 네이티브 스피커 레벨의 영어 실력은 획득하지 못했다. 만 시간을 채운다고 해도, 그 만 시간의 질은 개인에 따라 달라진다. 

흘려 듣기 만 시간을 하면 어느 정도의 영어 레벨까지는 도달 할 수 있지만, 전문가 즉 네이티브 스피커의 귀를 가질 수는 없는 결론이 나온다. 

안데르스 에릭슨은 deliberate practice 의도적인 연습에 시간을 투자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의도적인 연습은 집중력과 함께 한 기술을 획득하기 위한 목표를 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의도적인 연습으로 이루어진 학습 시간이야 말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투자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언어의 발달이 뇌라는 신체적인 기관에 자극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공부의 강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뇌의 가소성을 생각했을 때, 강도 높은 자극을 주면

더 빨리 발전되기 때문에 하루에 30분 영어 공부를 하는 것 보다는 강도 높게 3시간, 아니면 6시간씩 2년을 하는 게 결과가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알고 지내던 대만 친구는 미국에 살고 있지만, 집에서는 아이와 남편과 함께 만다린을 쓰고 있어서 영어 노출 시간이 현저하게 적었었다. 그러던중 그녀는 대학교에 등록, 야간 수업을 들으면서 여름 학기와 겨울 학기까지 꾸준하게 ESL 단계를 거쳐 학교 전공 공부를 했었다. 대략 3년 동안, 안데르스 에릭슨이 주장한 의도적 연습과 공부 강도가 더해지면서 (최소 하루에 4시간 이상 영어 공부) 지금은 미국 직장에서 일하는 영어 레벨을 갖게 되었다. 

그녀의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었던 비결은 매일 높은 집중력으로 강도 높은 공부를 했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어는 반복이 중요하기 때문에 (언어의 자동성을 키워주기 위해서), 많은 시간 노출 되고,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만한 것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같은 300시간을 투자한다고 해도 하루에 30분 투자해서 600일 (대략 2년)으로 300시간을 채우는 것보다는 3시간 공부해서 100일 (대략 3개월)로 300시간을 채우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어느 정도 레벨이 되면 30분의 의도적인 연습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지만,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단계라면 지속적이면서도 강도 높은 학습 자극이 필요하겠다. 

 

만 시간의 법칙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선 많은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 만 시간이 절대적이지 않는 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영어 목표를 확실하게 세우고, 거기에 맞는 공부 계획 또는 방법을 세워,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을 투자 한다고 학습의 질적인 면까지 채워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목표를 위한 의도적인 집중과 활동이야 말로 자신이 원하는 영어 능력을 갖는 길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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