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추천 도서 목록을 보면 소설보다는 경제, 금융 또는 과학 쪽에 집중되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그중에 가끔 (5권 중 1권 정도?) 소설을 추천하기도 하는데, 그 작은 소설 추천서 중에 유일하게 로맨스 소설로 추천되어 있는 책이 2014년 여름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던 6권 중 하나인 바로 The Rosie Project이다. 

사실 이 책을 읽었을 때, 빌 게이츠 추천작이라는 걸 모르고 줄거리가 재미있어서 골랐던 책이다. 그리고 나서 빌 게이츠가 추천한 여름 도서라는 걸 알았다. 빌 게이츠가 먼저 읽었다기보다 그의 아내 멜린다가 먼저 읽고 빌 게이츠에게 권해 주었으며, 빌 게이츠 또한 이 책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권해줬다고 한다. 

 

The Rosie Project by Graeme Simsion (2013, 304pp.) 

호주 출신 작가 Graeme Simsion의 첫 작품이기도 한  로지 프로젝트의 시작은 작가인 그가  IT 컨설턴트 회사에 일하는 도중 중년에 나이에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대학원 수업을 듣게 되면서 시작된다. 바로  첫날 시나리오 수업 교수는 자신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사람을 묘사하는 글을 써오라고 이야기하고, Graeme는 조깅을 같이 하던 운동 친구에 얽힌 재킷 이야기로 (책 속에 나오는 그 노란 재킷 에피소드) 단편 소설을 써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기가 쓴 글을 친구에게 보여줬고, 친구는 단번에 이 사람 아스퍼거스 증후군 아니야?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조깅을 하는 친구가 아스퍼거스 증후군이라고 의심 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그 후, 수업에서 자신을 글이 아스퍼거스 증후군 캐릭터라고 언급함과 동시에 수업을 같이 듣던 학생들이 하나 같이 아스퍼거스 증후군에 대한 편협적인 의견을 내면서, 그는 사람들이 이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라, 병으로 보고 있구나를 느꼈다고 한다. 

그의 코미디 멘토인 Tim Ferguson의 조언이 생각나면서, make him cry, make him laugh, make him think, 이 작은 소설을 코믹하게 만들 결심을 하고, 그 후 5년 후, 2013년 로지 프로젝트를 출간하게 된다.  첫 작품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많은 나라에 번역될 정도로 엄청난 화제성과 이슈를 일으키며, 그의 바람대로 유쾌하면서도 색다르면서도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는 만드는 로맨스 코미디 소설이 된다. 2014년에는 소니가 영화 판권을 사 가, 제니퍼 로렌스가 여자 주인공으로 낙점되기도 했는데,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나온 소식이 없다. 

 

책의 줄거리는 유전학 교수인 Don Tilman가 하는 프로젝트에서 시작한다. 그건 바로 와이프 프로젝트, 미래의 아내를 구하는 프로젝트였다. 모든 것에 뛰어난 그지만, 어쩐지 이성 관계에서는 삐그덕하는 그는 도대체 자기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Rosie라는 여성을 만나는데, 자신이 만들어 놓은 와이프 프로젝트에 어울리는 여성은 아니지만, 생부를 찾고 있는 Rosie를 도와주게 되면서 많은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기 시작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사실 아무 정보 없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주인공이 아스퍼거스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내레이션이 굉장히 빅뱅 이론의 쉘던과 비슷하구나 싶었다. 쉘던과 틀린 점이라면, Don이 중후한 꽃미남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굉장히 이론적이고 계산적인 그의 내레이션과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귀에 들리는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언어가 얼마나 모호하고 아이러니 한지 알 수 있다.

이런 양쪽의 세계, 아스퍼거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의 관점과 일반 사람들의 관점이 만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이 어찌나 재미있게 그려지는지, 작가의 말대로 독자를 마구 웃게 해 준다. 그러면서도 이 사이 과연 우리도 얼마나 서로를 오해하고 있는지 느끼게 된다.

작가의 말대로 우리는 모두와 다르기 때문에 약간씩 Don의 캐릭터가 약간씩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각 사람들의 다름을 우리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사람 간의 관계가 더 향상될 수도 있고, 이렇게 어이없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처음에는 유전학 교수인 Don의 캐릭터를 보여 주느라 굉장히 아카데믹한 내레이션이 많아서 뭘까? 하고 읽었는데, 나중에는 이 내레이션에 익숙해지다 보니 순식간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재미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런 독특한 로맨스 소설은 처음 읽는 것 같아서, 빌 게이츠가 왜 여름 추천도서로 추천했는지 알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이후 후속작을 안 내려고 했지만, 아스퍼거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이 과연 좋은 아빠, 배우자가 될 수 있냐고 하는 다른 사람들 말에 The Rosie Effect (2014)와 The Rose Result(2019)를 내었다고 한다. 

 

영어 원서로 읽기에는 내레이션이 좀 독특해서 부담감이 될 것 같지만 (쉘던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됨) , 재미있으면서 유쾌하고, 로맨스가 필요하다면 The Rosie Project 영어소설책을 추천한다. 

로맨스 덕후인 내가 영어 원서 읽기를 로맨스 소설로 읽고 싶은 분들에게 정말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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