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오가는 이웃분 한 분이 내 책장이 궁금하시다고 얼마 전에 글을 남기셨다. 책장이 주인의 깊은 사고까지 알 수 있다고 해서 사실 책장 공개하는 게 본인을 드러내는 것이지만 부끄럽지만 한 번 책장 공개를 해본다.
집에 대략 큰 책장 2개, 반 사이즈 책장이 3개 정도 있는데 그중 반 사이즈 책장 하나는 내가 완독 했던 책들로 쓰고 있고, 나머지는 다 읽어야 할 책들로 쌓여 있다.
책 읽는 게 취미 생활이 이긴 한데, 책 읽는 속도보다 구매 속도가 미친 듯이 빨라서
정확하게는 책 구매가 취미 생활이라고 말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포장하지만 나는 책 구매 중독자.
한국에서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미국에서 정말 싸게 책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알고는 미친 듯이 사 모은 케이스라고 하겠다.(구입한 책들 대부분은 중고 책)
북 페스티벌이나, 야드 세일, 도서관 책 세일, 도네이션 등등 이렇게 몇 년을 싸게 책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전전하다가, 갖고 싶어서 헤매었던 책을 찾았을 때- 500원에 내가 완성하고 싶었던 컬렉션 라인을 완성했을 때- 내 뇌에서는 폭죽이 터진다.
극도의 행복을 완독보다 콜렉션 완성에 더 많이 느껴 읽어서 채운 책장보다
그렇게 폭죽이 터지는 경험을 하며 빡빡하게 채운 책장을 공개해 본다.
고전, SF, 비문학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라 뒤죽박죽...
Brave New World 책이 드라마로 시즌1이 나온다고 해서 빨리 읽고 싶은 책이다.
Ender's Game은 워낙 영화도 재미있게 봐서 시리즈 읽으려고 모으는 중.
DreamLand 리서치 페이퍼 쓰기 위해 리퍼런스로 샀던 책이라 중간중간 읽어서 다시 읽어야 할 책이다.
미국 마약 역사를 보여주는 책인데, 리서치 페이퍼 주제가 마약성이 강한 진통제라 정말 필요했던 책. 도서관에 대기가 14번까지 걸려 있어서 그냥 아마존에서 구입했었던 기억이 난다.
The Lost City of the Monkey God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던 책인데, 이렇게 다큐처럼 써주는 비문학 책이 재미있어서 샀다.
Freedom by Jonathan Franzen이 워낙 유명해서 사실 이 작가 책은 다 모으고 있는 편이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글을 안 쓴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완전 끌리는 책은 Alice Munro의 Dear Life. 앨리스 먼로 단편은 간간히 꽤 많이 읽기 했지만 역시 모음집으로 모아 읽어야 제 맛이다. Alice Munro책도 미친 듯이 다 모으는 중.
The Namesake는 ESL 학생에겐 읽어야 할 필수 책. 영화도 봐서 대충 넘겼던 것 같은데, 좀 진지하게 읽으려고 구입했다.
이 작가 책도 꽤 모으는 편이다.
Blindness가 정말 기대작인데, 역시 나는 새로운 작가를 시작할 때 처녀작부터 읽는 습관이 있어서 처녀작을 구입하려고 기다리는 중이다.
몇몇 책들은 가볍게 읽으려고 구입한 책들 읽고 좀 정리해서 도네이션 할 예정이다.
Kitchen Confidential by Anthony Bourdain 불행히도 몇 년 전에 자살하면서 더 각광받게 된 그의 자서전이다.
자서전 쪽에선 상위 20위 안에는 들어가는 꼭 읽어 봐야 할 자서전 책. 그의 TV 쇼 정말 좋아했는데, 허망하게 간 것 같아서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아시안 작가들도 많이 모으는 편이라 아시안 작가 책이 꽤 된다.
The Sense of an Ending도 읽어야 하는데...... 다음 주에는 읽어버려야겠다.
The Crying of Lot 49 by Thomas Pynchon 포스트 모더니즘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책, 이쪽도 굉장히 좋아한다 생각했는데... 일단 완독하고 다시 읽어보기로 해 본다.
댄 브라운은 여행갈 때 읽으려고 상비해둔다.
The Brief Wondrous Life of Oscar Wao by Junot Diaz 출판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유명한 그를 더 유명하게 만들었지만, 성 추문에 그의 유명세가 사라져 버렸다. 작가 단편도 읽은 적이 있어서 샀던 책. 일단 읽고 본다.
Alias Grace by Margaret Atwood 하녀 이야기를 쓴 작가 책. 넥플렉스로 드라마가 나오기도 한 책이다.
교수님이 너가 정말 좋아할 거야 라며 여름 방학에 권장했는데 이게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Swing Time by Zadie Smith 도 엄청 기대하는 작가이다. 이 작가 책도 모으는 중.
대충 의식 흐름으로 샀던 책장을 공개해봤는데, 한 섹션만 공개하는 데도 이렇게 책이 많다니 스스로 놀래는 중이다.
그런데 이 책들을 다 치우면 그 뒤로 바로 이중으로 꽂아 두었던 다른 책들이 있다는 거.
그중에는 하드 커버가 읽기 힘들어서 페이퍼 백으로 다시 구입한 것도 있고, 보기만 해도 어마어마 하구나...;;;;
다른 북 튜버들은 색깔별로 정리하고 또 섹션별로 정리도 하던데, 나는 그냥 의식 흐름으로 놔두는 게 제일 좋아서 그냥 둔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나는 여전히 사고 싶은 책들 리스트를 적는 중이다.
오늘도 아마존에 들어가서 사고 싶은 책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다 사고 싶었지만... 일단 일 년 전부터 사고 싶었던 두 권만 사고 다음 달을 기약했다.
나처럼 책 중독자 콜렉터인 절친이랑 얼마 전에 문자를 했는데, 기회가 있었을 때 더 쟁였어야 했다고 괴로워했었다.
미국 생활에서 행복한 것 중에 하나가 이런 상태 좋은 중고책들을 500원에 구입하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하드 커버는 천 원)
조만간 아마존에 배달이 오면 집에 있는 기간에 샀던 책들도 한번 올려볼 생각이다.
어떻게 내 책장이 궁금하셨던 이웃분이 만족하셨길 바라며, 다른 책장도 구경하고 싶으시면 답글 달아주시길.
이상 책 중독자의 책장 투어였다.
혹시나 내가 공개한 책장 중에 읽고 싶어서 사두었던 책이나 찜 했던 책이 있으신 분이 같이 읽고 싶으면 연락 주시길.
현재는 Grit을 온라인에서 아는 분과 읽는 중이다. 확실히 같이 읽을 사람이 있으니, 읽어야지 했던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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