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문학을 영어 원서로 읽는 것은 굉장히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고전을 한국 번역판으로 읽었어도, 영어로 그 작가가 쓴 그대로의 단어로 읽어 나가면 그 작가의 감정과 고뇌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면서 번역판에서 느낄 수 없는 작가와의 친밀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그러나 고전 문학을 쉽게 읽기 힘들어하는 영어 학습자들이 많은데, 하지만 힘들게 읽고 나면 그만큼 많은 보상이 기다리는 것이 고전 문학을 영어 원서로 읽는 거라 말하고 싶다.
어느 한 리서치에서는 고전 문학을을 읽으면 상업적인 소설이나, 비 소설을 읽는 것보다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독자가 끊임없이 캐릭터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사건을 풀어나가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고전의 좋은 점은 일단 전반적인 주제가 지금 우리가 사는 삶의 문제들과 비슷하기 때문에, 1920년대에 쓰여 있던, 1800년대에 쓰여 있던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삶과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시대에 쓰인 문화, 생활 방식이 지금과 달라서 읽는 게 힘들지만, 하지만 읽다 보면 그 이야기들 속에 얽혀 있는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변화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지식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 결국 독자는 읽으면서 자신의 삶과 책속의 캐릭터들 삶을 끊임없이 비교와 분석하면서 이야기를 맞춰가기 때문에 단어 양의 증가는 물론 뇌 운동에도 굉장히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도 아무리 얇은 책이라도 고전은 그 이야기 잔재나 그 때 받았던 감정들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 남아있는 것을 느끼는데, 이래서 고전이라고 하는구나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200페이지 안팍으로 얇지만, 역사와 시대를 반영하는 청소년 고전문학 영어 원서 5권을 뽑아보았다.
뽑은 리스트들은 현재 미국 중 고등학교에서 영어 과목 교재로 채택되어 쓰이기도 하는 책들이다.
1. The Catcher in The Rye by J.D. Salinger (1951)
청소년 고전 문학에서 이 책을 빼면 시체라고 말할 수 있는 J.D.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생각하며 방황하는 소년, 홀든 콜필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미국 청소년들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받는 이 소설은 특히나 마크 채프먼이 존 레넌 살해범으로 잡혔을 때 이 책 같이 발견되어 유명해졌으며, 그 후로도 유명인들을 저격한 범인들이 자주 언급하는 책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홀든 콜필드 캐릭터에 논란이 있는 책이지만 이런 논란을 직접 확인하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2. The Outsiders by S.E. Hinton. (1967)
호밀밭의 파수꾼이 청소년 고전 문학에 시작을 알렸다면 S.E. 힐튼이야말로 청소년 소설 YA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불과 15살의 나이로 쓰기 시작해서 완성한 이 소설은 청소년이 쓴 청소년 책으로, 그 당시 청소년들의 문제를 그 누구보다 날카롭게 이야기 속에 담아 낸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로 제작되어 크게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 중학교 영어 과목 교재로 많이 쓰이는 책이다.
3. Anne Frank: The Diary of A Young Girl (1947)
비 소설에 속하는 안네 프랑크의 일기지만, 고전 문학 영어 원서 리스트에 넣어 봤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채, 나치 치하에 숨어 살며 죽음의 공포와 불안감, 그속에서 피어나는 행복과 희망이 모두 담겨 있는 안네 프랑크의 나날들이 지금 우리가 겪는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4. Lord of The Flies by William Golding (1954)
청소년 고전 문학 소설에서는 가장 언급되는 책 '파리 대왕'이다. YA 소설의 시초라고 말하는 책이기도 한데, 노벨 문학상을 받은 William Golding의 처녀작으로, 전쟁으로 인해 외딴 무인도에 떨어진 소년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스티븐 킹에게 큰 영감을 준 책이기도 하며, 그가 추천하는 책이기도 한 '파리 대왕'은 William Golding이 1858년에 R.M. Ballantyne의 청소년 책 The Coral Island에 대조하면서 쓴 책으로도 유명하다.
몇 차례 영화화 되기도 했으며, TV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5. A Separate Peace by John Knowles (1959)
한국에서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비해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John Knowles의 처녀작 '분리된 평화'는 미국에서 청소년 성장 소설로 지금까지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책이다. 작가의 단편 소설 'Phineas'를 기반으로 쓰인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뉴햄프셔 명문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두 소년의 우정과 도덕성 그리고 애국심등이 주인공 Gene의 1인칭 시점으로 쓰여져 있다.
미국 고등학교 교재로 많이 채택 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 또한 몇 번 영화화되었다.
대부분의 책들이 1940-1950년대, 경제 대공황과 세계 2차 대전 즈음에 나왔는데, 역사의 비극적인 상황에 고뇌하는 청소년들의 심리와 상황이 잘 드러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과 비슷하거나 많이 다를 수도 있지만, 역사의 소용돌이에 인간성을 찾고자 하는 주인공들, 또는 인간성을 잃어가는 시대를 슬퍼하는 주인공들을 만나보는 것이 지금 이 상황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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