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ing to Strangers by Malcolm Gladwell (2019, 400 pages)

 

그의 최근 출판작이 2013 David and Goliath 었던 감안하면 (물론 2016 Do Humankind's Best Days Lie Ahead 여러 작가 함께 공동저서를 했긴 하지만) 2019 출판한 말콤 글래드웰 신간 Talking to Strangers <타인의 해석> 그의 작품을 오래 기다린 독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나도 그 중 하나인 지라, 그의 신간 소식은 정말 마음을 들뜨게 했다. 어떤 날카로운 시각으로 나를 놀래키게 해줄 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갈지 기대가 되었다. 처음 그가 Podcast Revisionist History 시작할 때부터 종종 그의 팟캐스트를 듣고 있어서, 그의 입담이 그립지 않았지만 책으로 느끼는 그의 이야기는 기대만발이었다.

 

매번 뛰어난 발상과 새로운 관점으로 이 시대를 이야기하는 입 담꾼 말콤 그래드웰은 이미 한국에서 아웃라이어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는 독자의 마음을 자신으로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엄청난 언변가이다. 어려운 주제이지만, 쉬운 문장으로 굉장히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어내면서 정신학 리서치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 그의 논설은 사람을 엄청나게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어쩔 때는 너무 당차게 주장해서 가끔 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사람을 끌어당기는 글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가끔 다른 인문 과학 리서치 책도 이렇게 단단하게 써줬으면 할 정도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고, 강한 인상을 남겨주니 그의 필력은 정말 좋다.

 

이번에 그가 들고 나온 주제는 어떻게 사람들이 낯선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할 때 오해를 일으키는 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미국에서 유명한 사건이었던 Sandra Bland를 전면에 세운 그의 책은 그 사건을 기술하면서 독자들에게 엄청난 흥미를 유발했다. 책에 쓰여진 대화를 보면 상황이 어이없게 전개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역사적인 사건과 리서치 실험을 오고 가며, 어떻게 그 어이없는 사건이 일어났는지 설명을 한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진행되는 책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 역사적인 사건들로 열거했는데, 아돌프 히틀러가 위험한 사람임을 인지 하지 못한 영국 수상 Neville Chamberlin부터 "mismatched"사람들에 대한 Amanda Knox 사건과, 술로 인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Emily Doe 사건 등등, 미국에 살고 있다면 한번 쯔음 들어 봤을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나열하며 Sandra Bland 사건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여러 각도를 들어 보여준다.

 

결국 그는 책 마지막에서 Bland 케이스는 이런 역사적 사건들 쌓여, 예를 들면 경찰들의 순찰 경향, 규칙, 교육 등등 인지적 편향에 따른 비극이라고 명명한다. 예를 들면 이 사람은 이렇게 이야기했으니 이런 사람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 사람의 진실과 전혀 틀려도 말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가장 중요한 인종 간의 편견을 빼고 있었다.

 

만약 그가 흑인 여성과 백인 경찰의 첨예한 대립 사건인 Bland 케이스를 책 전면과 후면에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마치 이 책의 테마 케이스인 것처럼) 그의 주장이 좀 더 설득력 있을 거라 생각을 한다.

그가 기술했던 경찰 순찰 역사는 Bland 사건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일단 Bland는 흑인 여성으로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흑인이 어떤 부당한 대우를 경찰에서 받는지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녀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나를 차에서 끌어내릴 수 없다'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장면에서는 이미 자신의 권리를 알고 대처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백인 경찰에 사소한 자동차 신호 위반으로 잡은 것만으로 이미 인종적 차별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녀의 태도가 굉장히 방어적 태세를 띠고 있는 것이다.

 

나도 백인 경찰의 순찰에 잡혀본 사람으로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집 근처에서 나온 나는 5분도 지나기 전에 다른 블록에서 진을 치고 있던 경찰에게 잡힌다. 처음 있는 일이라 굉장히 긴장했지만 제일 먼저 머릿속을 스쳤던 장면은 소수인종으로 경찰에게 과도한 진압이나 대응을 받는 장면이었다.

일단 머릿속에 있는 지침서 대로, 함부로 손을 다른데 두지 않고 핸들에 두고 경찰을 기다렸다. 더구나 영어를 잘 하지 못함으로 인한 소통의 한계도 생각하고 있어야 했다. 과연 내가 경찰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듣고 잘 대답할 수 있을지 긴장되었다. 

 

경찰은 의례적으로 Sandra Bland에게 한 것처럼 이 근처에 사냐고 물어봤다.

내가 사는 거리 이름을 대며, 살고 있다고 대답했다. 대답할 때마다 나보다 나이 어린 경찰이라도 Sir을 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되도록이면 좋은 인상과 예의 바른 태도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그는 운전면허와 자동차 등록증을 요구하며, 차 뒤 왼쪽 브레이크 경고등이 나갔는데 알고 있었냐고 물어봤다. 차 뒤를 어떻게 운전하면서 보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불행히도 신랑 차를 몰고 나가서 등록증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아무 거나 보여줬는데, 다행히도 거기 자동차 등록 번호가 있어서 이거면 된다고 면허증과 서류를 들고 갔다.

 

기다리는 동안,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권리에 대한 생각을 했다. 사소한 브레이크 불 문제로 잡았다면 나는 내 차에서 밖에 나가지 않는 권리가 있고, 또한 차 수색을 거부할 권리가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차를 수색해도 되겠냐고 물어봤을 때, 내가 거부한다면 더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경찰에게 아시안 여자는 조용하고 대부분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이미지가 있겠지만, 어쩌면 그가 봤던 아시안 여자는 조용을 가장한 범죄자일 수도 있으니 내가 어떤 말을 하냐에 따라 그의 반응이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었다.

 

몇 분이 지나나고 나서, 경찰은 내 운전면허와 서류를 돌려주면서 이번에는 벌점이 아닌 위반 경고를 줄 테이니 일주일 이내에 브레이크 불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걸 받아 든 나는 참 순진하게도 지금 운전해도 되냐고 물어봤다. 그런 대답을 한 내가 안타까웠나, 브레이크 경고등을 고치기 전까지 위반 경고 서류를 잘 가지고 있다가 만약 다른 경찰에게 잡히면 이걸 보여주면 된다고 경 고일 전까지만 고치면 된다고 충고 아닌 충고를 해 주었다.  

땡큐를 연발한 나는 그날 바로 경고등을 고쳤지만 소수 인종으로 경찰에게 잡히는 경험은 그리 좋지 않았다. 영어의 한계에서 오는 긴장감이 더 힘들게 했다. 물론 나를 잡았던 경찰은 인종차별자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소설이나 영화가 아닌 현실이기에, 상황은 언제나 어디로 치달을지 모르는 것이기에 나는 극도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백인 여성이 나와 같은 이유로 경찰 순찰 차에 조사를 받았다면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경찰을 그녀를 바라보면서 나를 대하듯 같은 생각을 했을까, 그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Sandra Bland의 대응 태도를 나는 단순히 그녀의 상황 적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과도한 리액션이라고 볼 수 없었다. 백인 경찰 Brian이 조사받았을 때, 백인이었어도 그렇게 했을 꺼냐는 질문에 인종은 문제가 아니다는 발언은 신빙성이 없다.

 

우리에게는 이미 우리가 인지 하지 못하는 implicit bias 암묵적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니라고 부정해도 무의식에 존재하고 있는 암묵적 편견을 떨쳐내기 힘들다. 우리가 낯선 사람을 보는 순간 외상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들을 통해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 놓는다. 이것이 긍적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는데, 이런 인종에 대한 암묵적 편견은 백인의 흑인에 대한 과잉대응에 대한 여러가지 영향중 하나 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경찰내의 흑인 경찰의 비율을 높이자는 주장이 있을정도다. 말콤 그래드웰을 이것을 배제하고 인간이 지니는 진실을 보지 못하는 능력,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보이는 대로 생각할 것이라는 인지적 편향이 우리가 낯선 사람과 대화할 때 생기는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책 속에 있던 다른 케이스에서는 그의 주장이 어느 정도 맞을지 모르겠으나, (사실 Emily Doe 케이스는 Hyper masculinity와 캠퍼스 성폭행의 관대함에 대해 좀 더 다루는 게 나았지만) 그의 테마가 된 Sandra Bland 사건은 절대 그의 주장을 설득하기 위한 사건으로 쓰기에는 부적절했다. 이런 인지적 편향은 당연히 인종을 빼놓고는 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의 초기작인 Blink가 더 낫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럴 때는 작가보다는 편집자와 Peer Review단의 능력을 먼저 의심한다. 이런 논란을 미리 캐치하고 작가와 상의했어야 했는데, 하긴 말콤 그래드웰이 워낙 베스트 작가이다 보니 그 파워에 대항하기 힘들었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좋은 편집자라면 이정도는 캐치 했어야 할 능력은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적 사건을 색다르게 풀어나가는 작가라 내 최애 작가 중 하나는 변함없다. 그의 글쓰기는 정말 매력적이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워낙 그의 팟캐스트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팟캐스트를 듣는 게 아니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오디오북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하니, 오디오 북도 조만간 도서관에서 빌려 들어볼 생각이다.

 

참고로 이 책에서 나온 캠퍼스 내 성폭행 사건인 Emily Doe는 당당하게 이름을 밝히고 그 사건에 대한 책을 썼다. 

Know My Name by Chanel Miller라는 책이다. 말콤 그래드웰의 관점이 아닌 Emily Doe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사건을 다시 조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년에 읽어볼 계획이다.  

 

말콤 글래드웰 이번 신작이 말이 많았는지, 워싱턴 포스트 지에서 선정하는 올해 10권의 책 리스트에 들어가지 못했다. 거기다가 주목할 비문학 50선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워싱턴 포스트 지 자체가 진보 성향이 강하지만 이렇게 떨어 뜨릴 줄 몰랐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시자가 소유) 그러나 책 읽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Goodreads에서 뽑은 올해 비문학에선 6위에 올랐다. (멤버들 순수 투표로 반영되는 리스트임) Goodreads 리뷰를 보니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정말 극명하게 나누어져 있다. 여러모로 내가 느끼는 걸 느낀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그래도 그가 다음 책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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